📌 수습계약 후 본채용 거부는 해고일까?

안녕하세요.
인사노무 전문가 집단 노무법인 화율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신입직원이나 전환직 채용 시 일정 기간 동안 ‘수습’이라는 명목으로 근로자의 능력, 태도, 적응력을 평가합니다. 이러한 제도는 ‘시용계약’ 또는 ‘수습계약’이라고도 불리며, 본채용 결정 전에 근무 적격성을 판단하기 위한 방식입니다. 하지만 법률적으로는 단순히 ‘수습’이라는 단어만으로 해고가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님을 유의해야 합니다.

오늘은 시용계약의 법적 성질과 본채용 거부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정당성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를 바탕으로 상세히 안내드리겠습니다. ⚖️

🔍 시용(수습)계약의 성립 요건

시용계약은 사용자가 본채용 전에 근로자의 업무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시험적으로 고용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명칭만으로 시용계약이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용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1️⃣ 시용기간에 대한 명시적 합의
2️⃣ 본채용 거부 가능성에 대한 사전 고지

예를 들어, 취업규칙에 “수습기간을 둘 수 있다”고만 규정되어 있다면, 실제 근로계약서에 수습 여부가 명시되지 않는 한 시용계약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 경우 근로계약은 일반 정식 채용으로 간주되어 해고에 대한 법적 제한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 시용계약의 법적 성격: ‘해약권 유보형 근로계약’

대법원은 시용계약의 본질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시하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자질이나 능력 등을 단기간에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용자가 채용을 유보하고 평가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설정된 계약 형태.” (대법원 2002다62432)

즉, 시용계약도 본질적으로는 근로계약이며, 단지 본채용 여부에 대한 결정이 유보된 형태라는 점에서 ‘해약권이 유보된 근로계약’으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시용계약 상태라도 근로기준법, 노동법 등 관계 법령의 적용 대상이 됩니다. ‘수습’, ‘인턴’, ‘시용’ 등 명칭이 다르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성격이라면 동일하게 판단됩니다.

📉 본채용 거부는 해고입니다

시용계약 체결 후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단순한 고용 불발이 아닌, 법적으로는 ‘해고’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해고 제한 규정이 적용됩니다.

먼저, 해고예고 및 서면통지 의무가 있습니다. 근로자가 3개월 미만으로 근무한 경우 해고예고의무가 면제되나, 3개월 이상 근무한 경우에는 30일 전 예고하거나 예고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또한 최근 대법원은 시용계약이더라도 본채용 거부 시에는 구체적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 2015두48136). 이는 근로자가 해고 사유를 알고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

🧭 본채용 거부의 실체적 정당성 요건

해고에는 ‘절차적 정당성’ 외에도 ‘실체적 정당성’이 요구됩니다. 본채용 거부 역시 실질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며, 단순한 감정적 판단이나 자의적인 이유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등을 하지 못한다.”

대법원은 시용계약 상태에서의 해고에 대해 일반 근로자보다 조금 더 넓게 해고를 인정하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주요 판례: OO은행 시용근로자 본채용 거부 사건

대법원은 OO은행이 시용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은 사건에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근무성적평가가 상대평가로 이루어짐 ❌
• 평정기준이 불명확하고 자의적 작성 ❌
• 재작성 요구 등 평가 절차의 공정성 결여 ❌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본채용 거부는 보통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되나, 합리적인 이유와 사회통념상 타당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 2002다62432)

결국 OO은행의 본채용 거부는 정당한 이유 부족으로 무효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모든 사용자에게 본채용 거부 시 평가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가 필수적임을 시사합니다. ⚠️

✅ 시용계약 리스크 줄이기 위한 실무 포인트

다음과 같은 실무 조치를 통해 시용계약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1.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과 평가 기준을 명확히 명시할 것
2. 평가항목은 세분화하고, 절대평가 방식 적용
3. 평가 결과는 서면으로 남기고, 사유를 근로자에게 고지
4. 복수 평가자가 있는 경우 평가 편차 관리 필수

이러한 사전 조치를 통해 시용계약 종료 시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고,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인사운영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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